후방) 아닌 새벽에 바이브레이터 썰 품어봄.
글만 있지만 그래도 후방주의
파트너쉽을 맺은 운동 눈나와 저녁 먹고 데려다 주는 길이었음.
사람 하나 없는 골목을 시덥잖은 이야기하면서 지나가던 중에 별안간 나한테 전화 한번 걸어보라는거임.
걸었지.
들릴 듯 말 듯한 약한 진동 소리와 함께 그 눈나 벨소리가 어디 가방에라도 들어있는것처럼 먹먹하게 들림.
그 상태로 눈나는 뻣뻣하게 서있는데, 핸드폰을 찾으려는 행동조차도 안 함.
나도 이게 뭔가 싶어서 벙쪄있다가 지금 핸드폰 찾는거 아니냐고 물어봄.
갑자기 눈나가 음흉하게 씨익 웃더니 숨찬 목소리로 네가 찾아봐 그럼.
뭔가 싶어서 처음엔 진동이 들리는 하복부 근방의 가방이나 외투쪽을 더듬거렸는데 아무리 봐도 아닌거임.
그렇다고 단순히 옷 안쪽에 넣었다기엔 실루엣이 보이지가 않음.
아 설마하고 슬쩍 올려다보니까 이제 알았냐는 둣이 웃음.
또 야시꾸리한 장난질에 놀아났구나 싶어서 통화 종료 하려고 하니까 내 팔을 턱 잡더니 끄지 말라고 함.
그러고는 얼마 남지 않은 목적지까지 힘겹게 발걸음을 떼는게 아니겠음.
포경 수술 받은 애마냥 어기적 어기적 걷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은근 꼴렸음.
장단 맞추다보니 원래는 3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어기적거리다 주저앉고, 다시 가다 주저앉아 가면서 15분이 넘게 간 끝에 결국엔 눈나 집에 도착하게되었음.
문을 열고나서 현관 문턱에 앚은 눈나는 부끄러움도 모르고 쩍벌하더니 내가 보는 앞에서 내용물을 빼서 보여줌.
이 상황이 상당히 가관이었음.
이제 늦가을쯤이라 땀을 흘릴 일이 없는 계절임에도 한여름마냥 땀이 홍수였고, 원래 밝은 색이었던 청바지는 흠뻑 젖어 원래의 색감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어두운 색이 되어있었음.
벗기 힘들어진 청바지를 반쯤 겨우 내리자 드러난 그곳은 완전 엉망진창이었고, 끝에는 무언가 고무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었음.
눈나가 그걸 잡아 당기자 고무 안에 넣어져있던 핸드폰이 같이 딸려 빠져나왔고 벌벌 떨리던 그 몸은 천천히 안정되어갔음.
이 미친 상황을 직관하는건 처음이었음.
이렇게 충격적인 장면은 아마 다시 보기 힘들 것 같음.
아직도 그때의 축축하고 시큼한 공기는 머리 속에서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선명함.
그 날의 그 고무는 안 버리고 집에 가져갔음.
아쉽게도 그 날 있었던 일을 모두 풀면 강등이라 여기까지 풀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