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검쟁이들이 체스를 두고 있었다.'
세 명의 마검 소유자가 체스판을 내려다보고 있다.
어디서부터 딴죽을 걸어야할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 그저 혼돈만이 자욱히 내려앉은 체스판을.
대검선배의 흑은 킹이 선두에 나와있으며, 쌍검선배의 백은 폰들이 가장 앞으로 나온 상대 킹을 무시하고 전진중이다.
"그... 선배들 혹시 체스 둘 줄 모르십니까?"
한없이 복잡한 추론을 거친 끝에 가까스로 내놓은 결론을 입밖으로 꺼낸 뉴비쪽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체스판에 시선을 고정한 채 폰을 또 한칸 앞으로 전진시키며 쌍검선배가 대답한다.
"이건 마검 체스다."
"...아무데나 마검을 붙이면 말이 될거라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저번엔 마검을 배트랑 공삼아 야구하는걸 마검야구라 하시더니."
"무슨 소리냐. 우린 절대 마검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붙이지 않아."
"너 처음 온 날 했던 마검 이미지 게임도 마검쟁이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게임이었잖니."
"그거 댁들이 나같은 신참 죽이려고 고안한 술게임이잖아..."
마검을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은 신참이라면 왜 계속 당하는지 영문도 모른채 거진 한 부셸에 이르는 독주를 퍼마시게 만드는 실제 지독한 술게임이다.
"그래서... 이건 어디에 마검이라는 부분이 있는겁니까? 제 눈엔 아무리 봐도 '이건 용사야 체스를 이겨' 수준의 게임으로 보입니다만."
"서로의 체스실력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마검끼리 싸움을 붙이는, 말하자면 이이제이를 실현하며 속삭임 저항을 높혀주는 훌륭한 게임이지."
"아..."
어쩐지. 뉴비는 선배들의 체스말을 잡는 반대손이 마검의 손잡이를 단단히 붙잡고 있는걸 이제야 파악했다. 속삭이는걸 주의깊게 들어야 할테니.
"참고로 내 씹쌔끼는 '왕이란 전장의 선두에서 가장 많은 피를 대지에 뿌리는 이.'라고 속삭이고 있다."
"아. 그래서 킹이 제일 앞에."
"내 진형은 왜 꼬라지인지 대충 감이 잡히지?"
"폰을 퀸으로 만드는거 말고는 관심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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